볼펜 인쇄로 수출길을 살리자

한국무역협회 무역아카데미의 대표적인 교육 프로그램인 무역마스터 교육생들이 한국의 수출 중심 스타트업에 대한 홍보 및 지원에 나섰다. 무역마스터 과정은 4개월간 500여 시간의 수출입 실무, 외국어 집중교육, 수출입 바이어 발굴, 무역 창업 및 마케팅 등에 대한 교육을 포함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3800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이번 43기 과정에서 수출지원 마케팅 과정에 나선 FHC Solutions 팀의 교육생들은 4개월의 노력을 통해 신생 필기구 스타트업인 제로지텍(Zero G Tec), 명품 분필 하고로모 브랜드로 유명세를 얻게 된 세종몰과 협업할 수 있었으며 현재까지도 해당 업체의 수출선 확보와 관련된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일본 글씨는 기본적으로 한자를 많이 쓰다 보니 필기에 획이 많다. 그래서 장시간 필기는 피로감과 직결되는 부분이 크다. 그래서 획이 많은 글씨일수록 볼펜심이 얇아야 한다. 볼펜심이 굵으면 글씨가 뭉개지는 현상이 벌어지기 때문이다. 한글도 마찬가지다.

이에 얇은 볼펜심을 많이 찾게 되는 상황에서 그나마 필기감을 개선할 수 있는 것은 중성 잉크 펜일 수밖에 없다. 중성펜은 잉크의 점도가 묽기 때문에 필기에 힘이 많이 안 들어가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러한 상식을 완전히 깬 제품이 제로지볼 15도였다. 기존의 유성 잉크를 쓰면서도 중성 펜에 절대 뒤지지 않는 편안한 필기감을 일본 소비자들이 알게 된 것이었다.

일본 문구 전시회에 참가해 전시장에서 일본 최고의 필기구와 비교 시연을 한 적이 있었다. 실물을 일본에서 처음 선보인 자리였는데 결과는 100대 0으로 필기감에 있어 절대적 우위를 검증받게 됐다.

일본시장 진출 때 생소한 한국 브랜드로서 일본인들에 받아들여질까 하는 걱정도 있었지만, 일본 젊은이들 사이에서 K-컬처 영향력이 큰 것 같았다. 현재 일본에 보내는 볼펜 집기에는 한글이 인쇄된 버전으로 내보내고 있다.

세종몰은 하고로모 분필을 중심으로 다양한 문구류를 전 세계에 팔고 있다. 현재 세종몰의 주요 수출대상국은 미국, 일본, 중국 순이다. 미국이나 일본은 아마존 플랫폼을 이용해서 주 거래를 하는 방면, 중국은 현지에 에이전트가 있어 정기적으로 일정량 수출하는 형태다.

세종몰의 주요 고객층은 국가마다 차이가 크다. 미국에선 수학자들 사이에서 분필계의 명품으로 알려졌지만, 사실 어린아이들이 하고로모 분필을 이용해서 초크아트를 하는 등 다양한 연령층에서 고루 사용된다.

미국 같은 경우 사실 안정적인 시장이라고 말하기 어려웠다. 그런데 어느 날 한 대학교수의 다큐멘터리 방송 뒤 입소문이 나서 아마존 재고 3개월 치 분량이 하루 만에 나간 뒤로 현재까지 꾸준한 수요가 나오고 있다.

일본의 경우 세계 최대의 안정적인 문구류 시장이고, 하고로모 브랜드의 원산지가 일본이라 그런지 인식이 좋았다. 쉬운 과정은 아니었지만, 매우 안정적으로 자리 잡는 데에 성공했다.

한일관계가 좋지 않았을 때는 하고로모가 대표적인 반한감정의 표적으로 인식돼 일본인들이 보이콧하는 상황까지 발생해서 그때는 정말 회사가 힘들었다. 그래도 다행히 현재까지 잘 버티고 있고 일본에서도 반한감정이 수그러지면서 다시 안정적으로 자리 잡았다.


- 해외시장에 진출할 때 어려웠던 점과 극복 방안은?

신생 업체로서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은 기존 시장의 진입 부분이었다. 해외 진출은 국내보다 더 어려운 상황이었다. 어느 유통업체도 관심을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외로이 브랜드와 상품을 알리기 위해 꾸준한 콘텐츠 개발에 많은 시간이 필요했고 제품을 알리기 위한 피나는 노력이 필요했다.

또한, 필기구 사업은 생각보다 많은 투자금이 소요되는 사업이었다. 만만치 않은 금형 값도 있지만, 마케팅 비용 마련도 필수적이다. 현재는 좀 더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넉넉잖은 자금력에 여의찮은 상황도 어려움 중 하나다.

현재는 가장 어려웠던 변곡점을 넘은 상태로서 계속해서 나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일단 현재의 상태에서 최고의 효과를 누릴 수 있는 채널 확보 등의 마케팅 활동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또한. 새로운 해외시장 개척을 통해 새로운 신규 수요 창출 노력을 하고 있으며, 보다 공격적인 영업과 마케팅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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